
시 나 몬
16
남
무기
잭 나이프.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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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관으로 보았을 때, 너는 퍽 계집같은 생김새였다. 갸름하고 얄쌍한 턱선이나, 새초롬히 올라간 눈매, 그 눈매에 달라 붙어 있는 긴 속눈썹과 그 위로 언덕을 그리고 있는 눈썹. 솟은 콧대 밑으로 도톰하고 윤기나는 입술이 차례로 자리하고 있었다. 이목구비 만이 아니라 풍기는 분위기 하며, 굵어지지 못한 듯한 목소리 까지. 여아 사이에 숨어 있다면 구분해 내지 못할 그런 아이였다. 짧게 쳤던 투 블럭 컷은 이제는 길어 한 방향으로 넘겨 버렸다. 가끔 길이가 너무 길어질 땐 저 혼자 손질하는 듯 했다. 귀에는 두어 개의 피어싱, 가는 손가락 끝자락에 자리한 손톱에는 매니큐어. 너는 언제나 저 자신을 꾸며댔다. 마치 수컷 공작이 제 품위를 뽐내듯. 아니, 그건 그냥 정육점에서 내가 제일 질 좋은 고기라고 발악하는 행위 같았다. 하지만 제법 화려한 밑으로는 쥐면 부러져 버릴 듯한 흰 목덜미에 따라 붙은 앙상한 몸 만이 자리해 있었다.' 새끼, 비쩍 꼴은거 봐라- ' 그럼 너는 언제나와 같이 개구지게 웃으며 별 거 아니란 듯 끄덕 이곤 그 위로 검은 점퍼를 걸쳤다.
네 옷은 웬만해선 항상 비슷한 패턴 이었다. 흰 티. 검은 점퍼. 밝은 하늘색의 스트레이트 진. 갑갑하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신발은 신고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인지 네 몸중에 가장 상하고 모난 곳을 찾으라면 발 일거라는 생각도 했었다.
성격
" 시나몬 - 하고 부르면 올게요, 난 착한 멍멍이 잖아. "
너는 우리의 '개' 였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넌 우리의 '개' 역할을 자진 했다. 비중있는 배역이 아니었고, 비중있는 일이 주어졌던 건 더욱 아니었다. 네가 왜 그런 역할을 도맡아 하는가에 대해 모두가 한 번쯤은 의아해 했다. 그 의아함에 대한 답을 감추듯 너는 더 충실한 개가 되었다. 우리가 하기 싫어하는 일을 맡아 했고, 우리가 꺼려하는 것을 품었으며, 우리가 먹고 남은 것을 먹었다. 간혹 저를 안쓰럽게 보는 시선이 있으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 왜요, 내가 너무 예뻐-? ' 등의 실 없는 소리도 잇따라 붙는 말이었다. 같이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자 이젠 더 이상 네가 우리의 '개' 가 된 부분에 의아해 하는 사람은 없었다. 너는 자존심이 참 낮은 아이라고, 아니, 애초에 자존심 같은게 존재하지 않다고. 그렇게 의아함을 덮어버린 듯 했다. 매 식사 시간, 한껏 낮춘 자세로 우릴 대하던 너의 이빨은 이 시간이 되면 주인을 잊고 물어 뜯었다. 그리곤 그 시간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역할을 수행했다. 반면에 네가 고기로 정해진 날엔, 식사 시간이 아니라도 젖 동냥을 해주듯 우리사이를 누비며 네 살점을 먹여 댔다. 이상할 만큼 너는 우리에게 잘 대했다. 욕을 하면 잠자코 들었다. 때리면 가만히 맞았다. 그리곤 서글서글하게 웃어댔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너의 그런 행동에 부아가 치민 몇몇 녀석들은 더 짓밟기도 했지만, 넌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다 끝엔 무조건 웃어 보였다. 그것이 네 의무라도 된다는 듯. 그건 가시를 세울 줄 모르는 고슴도치 같았다.
그런 네 모습을 보다 문득 진짜 '개' 를 키우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러고보니 넌 정말 '개' 와 같았다. 특히 당최 속을 알수가 없는 그 눈빛이 -
특이사항
" 게임에서 죽을 때, 다시 살려주는 것도 적당히 해야 재밌는 건데 말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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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무리를 칭할 때, 넌 언제나 ' 식구들 ' 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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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비릿한 피내음을 좋아했다. 우리가 고기를 조리해서 먹을 때, 넌 생으로 먹거나 다 익혀도 피와 곁들여 먹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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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무기를 자주 꺼내 보았다. 그저, 그저 계속해서 보기만 했다. 네가 무리에서 무자비하게 나이프를 휘두르는 장면은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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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자주 흥얼 거리던 노래가 있었다. Birdy - People Help The People 라며 너는 자주 웅얼 대며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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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날 죽일 만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 ' 너에게 죽음은 곧, 무한한 애정과 같았다.
선관
후 원 규
"대장, 나 되게 쓸모있는 멍멍이 아닌가요-?"
지 회 인
"우리 부 대장님 ? 뭐라고 표현 해야 하죠, 엽기적이라고 해야하나-."
단
"단형, 식구들 먹고 남은거 있으면 좀 주세요. 조리는 안 해줘도 되고-"